/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국내 관광의 '대목'인 축제철이 돌아왔지만 잇단 연기·취소로 지역 관광업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경북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에 이어 난데없는 강추위, 대통령 선거 등 악재가 겹치면서 관광객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5일 관광업계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 등 지역은 최근 각종 행사·축제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산불 피해가 큰 경북 안동군과 봉화군, 김천시, 경남 하동군 등은 벚꽃 관련 축제를 모두 취소했다. 추운 날씨로 인한 취소도 잇따랐다. 청주에서는 꽃샘추위에 벚꽃이 늦게 피면서 야외행사 일정을 조정했으며, 제주는 '태풍급' 강풍 예보로 지난달 들불축제를 취소했다.6월 3일로 결정된 대선도 걸림돌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전 60일부터 행사 개최나 후원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일절 금지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지역 축제가 해당한다. 충남 천안과 인천시, 광주시, 경북 포항시 등이 지역 대표축제와 행사 등의 일정을 연기했다. 한 광역시 관계자는 "대선 결과나 인력 동원 등 여부에 따라 아예 행사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축제가 많이 열리는 3~4월은 지역 관광업계의 대표적인 '대목'이다. 교통이 불편하거나 방문인구가 없는 지역도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면 평소보다 2~3배 이상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지난해 열린 진해 군항제는 10일간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는데, 진해 전체 인구(19만여명)의 15배가 넘는 수치다. 지역축제가 취소되면 관광객도 자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5일 오전 경남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에 벚꽃이 만개한 모습. 올해 진해는 산불 여파로 군항제의 행사 대부분을 축소해 개최했다. /사진 = 뉴시스 지역 관광업계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호소한다. 축제를 찾는 국내관광객들은 주로 단체관광 형태로 방문하는데, 행사가 취소되면 다른 행사를 방문하거나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지역 축제가 취소되면 대신할 콘텐츠가 사실상 전무하다"며 "지금까지 지역 축제 관련 문의가 지난해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04.15 윤동주 기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산업협력이 실무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 자리였다. 단순한 '협력 필요성'을 선언하는 것이 아닌, 어느 분야에서 어떤 기술과 제도를 묶을지를 논의한 행사였다. 민간 전문가와 기업의 현장 발언은 정부간 대화의 설계도를 먼저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이날 양국 간 협력이 안보뿐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개회사에서 "한국은 신에너지, 조선,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며 "한국의 제조 역량과 미국의 선진 기술력이 결합하면, 양국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한국을 중요한 경제·산업 파트너로 계속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개회사에 이어진 행사에서는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방산·조선, 에너지 등 3개 분야에서 실질 협력 과제가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미국 내 산업정책의 변화가 빠른 속도로 산업 공급망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한국도 단순한 대응을 넘어서 '협력의 주체'로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반도체·AI, '기술력'보다 '구조 설계'가 먼저 나와야 할 시점첫 세션은 기술보다 제도와 구조 설계의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미국 반도체 지원정책이 생산 거점을 넘어서 공급망 전체와 기술 수출통제, 인력 재편까지 포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를 결정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특히 마틴 초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간 기술 경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 및 기술안보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수출통제, 공급망 재편, 연구개발 투자 등 다층적인 전략이 진행 중이며, 한국 등 동맹국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반도체 산업 내 기술뿐 아니라 제도, 인력 양성 체계와의 병행 발전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미 협력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망 안정성과 정책